OpenAI의 영혼을 건 재판: 자선의 가면과 8,520억 달러의 그림자

OpenAIMuskAltman재판빅테크AI거버넌스투자

OpenAI의 영혼을 건 재판: 자선의 가면과 8,520억 달러의 그림자

AI 법정 공방을 상징하는 연방법원 풍경 비영리의 약속, 영리 전환, 그리고 AI 거버넌스가 한 법정에서 충돌한다.


1. 한 단어에서 시작된 회사

이야기는 실리콘밸리 어느 저녁 식사 자리에서 시작된다. 구글 창업자 Larry Page와 Elon Musk는 친구였다. 둘은 AI 안전을 두고 자주 토론을 벌였다. 어느 날 Musk가 물었다. “AI가 인류를 다 쓸어버리면 어쩌지?” Page는 어깨를 으쓱했다. “AI만 살아남으면 괜찮잖아.” Musk가 “미친 거 아니냐”고 받아치자, Page는 한 단어를 던졌다. “Speciesist(종차별주의자).” 인간만 편애하는 너야말로 편협하다는 야유였다.1

Musk는 그 한 단어에 빡쳐서 “구글의 정반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답은 자명했다. 오픈소스 비영리 연구소. 2015년 12월, 그렇게 OpenAI가 탄생했다. Sam Altman, Greg Brockman, Ilya Sutskever와 함께. Musk는 약 3,8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였다.2

10년이 흘렀다. 그 비영리 연구소는 ChatGPT를 만들었고, 2025년 10월 영리 법인 “OpenAI Group PBC”로 전환되며 8,520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았다. Microsoft가 27%, OpenAI Foundation이 26%를 보유한다.3 그리고 2026년 4월 27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연방법원에 9명의 배심원이 앉았다. Musk는 OpenAI, Altman, Brockman을 상대로 1,500억 달러의 손해배상과 두 사람의 경영진 퇴출, 영리 전환의 무효화를 요구했다.4

법정에 들어선 세계 최고 부자는 진술대에 앉아 자기 자신을 이렇게 묘사했다. “약 3,800만 달러를 기부할 정도로 어리석었다.”5

Sam Altman과 Greg Brockman이 연방법원에 도착하는 장면 OpenAI CEO Sam Altman과 공동창업자 Greg Brockman이 연방법원에 도착하는 장면. 보도사진 캡션 기준: Karl Mondon/Getty Images, Sherwood News.6


2. 진짜 결정권자: 판사 Yvonne Gonzalez Rogers

자선신탁과 부당이득 쟁점을 다루는 법정 증거 이 재판의 핵심은 AI 안전 담론이 아니라, 자선단체가 했던 약속과 그 약속의 법적 무게다.

이 재판에서 가장 결정적인 인물은 사실 배심원이 아니다. 9명의 배심원이 내릴 평결은 권고적(advisory) 효력에 불과하다. 진짜 칼을 쥔 사람은 한 명, Yvonne Gonzalez Rogers 판사다.7

이 이름이 익숙하다면, 정확히 그 사람이 맞다. 2021년 Apple vs. Epic Games 재판의 그 판사.

이력은 흥미롭다. 캘리포니아 알라메다 카운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8년, 공화당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민주당원이었던 그녀를 주 고등법원 판사로 임명했다.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법원으로 발탁했고, 상원은 89-6으로 인준했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의 첫 라티나(Latina) 연방판사다.8

Apple-Epic 사건은 그녀의 성향을 가장 잘 보여준다. 2021년 9월, 그녀는 Epic의 10개 청구 중 9개에서 Apple 손을 들어줬다. 즉 Apple은 독점기업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결론지었다. 그러나 마지막 한 개 — 앱 외부 결제 안내 금지(anti-steering) 조항 — 에서는 캘리포니아 부정경쟁법(Unfair Competition Law)을 적용해 Apple을 단번에 베어버렸다. 판결 분량은 185페이지. 항소심에서 뒤집히지 않도록 사실관계를 빈틈없이 쌓아 올린 명품 판결이었다.9

여기까지였다면 평범했을 것이다. 그런데 4년 뒤인 2025년 4월 30일, 그녀는 Apple에 역사적 일격을 가했다. Apple이 자신의 2021년 명령을 사실상 우회하려 새로운 27% 수수료를 도입한 것을 두고 **“의도적 명령 위반(willful contempt)“**으로 판단한 것이다. 판결문은 폭격에 가까웠다.

“Apple은 자기 의무를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명령의 취지를 좌절시켰고, 매출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반경쟁적 행위를 계속했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 재무 부사장 Alex Roman은 위증했다. 내부적으로 Phillip Schiller는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Tim Cook은 그를 무시하고 CFO Luca Maestri 측의 설득을 따랐다. Cook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다(Cook chose poorly).10

그녀는 한 발 더 나갔다. Apple과 Roman을 형사 법정모욕 수사를 위해 미 연방검사에게 직접 회부했다. 빅테크 임원이 위증으로 형사 회부된 사례는 이례적이다.11 2026년 5월, Apple이 마지막 카드로 던진 대법원 긴급 정지 신청마저 Elena Kagan 대법관이 한 시간도 안 돼 기각했다.12

이 한 사건이 OpenAI 재판에 던지는 함의는 묵직하다.

첫째, 그녀는 사명과 약속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자기 명령을 우회하려 한 Apple조차 형사 회부 시켰다면, “비영리에 헌신하겠다”는 공개 약속을 일기에서 “lie”라고 부르며 어긴 정황은 그녀의 사법 감각으로 보면 한참 더 무거운 사안이다.

둘째, 그녀는 거대 기업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Apple-Epic 사건의 핵심은 덩치만으로는 잘못이 아니지만, 행동의 본질을 들여다본다는 태도였다. OpenAI가 8,520억 달러짜리 회사라는 사실 자체는 그녀에게 불리한 변수가 아니다. 다만 그 안에서 “내부 임원이 사적 이득을 취했는가”, **“공식 진술과 내부 문서가 일치하는가”**가 그녀가 가장 예민하게 보는 지점이다.

셋째, 그녀는 위증을 결정적 무기로 본다. Apple 사건에서 그녀를 폭발시킨 것은 독점 자체가 아니라 임원의 거짓말이었다. 이번 OpenAI 재판에 Brockman의 일기장과 사라지는 이메일이 무더기로 등장한다는 사실은, 그녀의 평소 판결 패턴과 위험할 정도로 잘 맞아떨어진다.

넷째, 그녀는 좁히고 정조준한다. Apple이 독점이 아니라고 인정해주면서도 “anti-steering”이라는 한 점에서 강력한 구제명령을 내렸듯, 이번 재판에서도 그녀는 이미 26개 청구 중 24개를 솎아내고 “자선신탁 위반”과 “부당이득” 두 개에 사건을 정조준했다.13 그녀가 이 두 청구를 살려놓은 것은 그 자체로 강한 신호다 — 적어도 **부당이득(unjust enrichment)**에서 OpenAI 측이 만만한 싸움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다섯째, 그녀는 사회적 대형 사건도 마이크로 디테일로 결판낸다. Apple 사건 판결에 인용된 결정적 증거는 직원들의 Slack 잡담이었다. “외부 웹사이트라고 하면 무서워 보여서 임원들이 좋아할 거야 — ‘심지어 더 무섭게’ 만들 수도 있어. — ‘ㅋㅋ 계속해봐’.”14 이번 OpenAI 재판에서 Brockman의 일기와 메모, Sutskever의 52페이지 메모가 가지는 무게도 같은 결로 봐야 한다.

다만 그녀의 이력에서 보수적인 신호도 있다. 그녀는 Epic이 “Apple은 독점”이라고 주장한 핵심 청구를 거의 다 기각했다. 즉 그녀는 **“성공이 곧 위법은 아니다(success is not illegal)“**라는 원칙에 충실하다.15 OpenAI 측이 “Musk가 자기 뜻대로 안 되니 화가 난 것”이라는 프레임에 얼마나 사실적 근거를 쌓느냐에 따라, 그녀는 신탁 청구 자체를 좁게 해석할 수 있다.

요컨대 이 재판은 양 진영 모두에게 위태롭다. Apple 사건이 보여준 패턴은 단순하다. 그녀는 큰 그림에선 보수적으로, 디테일에선 무자비하게 판단한다. OpenAI는 본 사건의 큰 틀에서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지만, 부당이득과 이해상충 같은 “디테일”에서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3. 핵심 쟁점: “자선신탁”이라는 마법의 단어

법적으로 이 사건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Musk가 3,800만 달러를 줄 때 “이 회사는 비영리로 영원히 남는다”는 약속이 묵시적 자선신탁(charitable trust)을 형성했는가? 만약 그렇다면 OpenAI의 영리 전환은 신탁 위반이고, 판사는 영리 전환 자체를 되돌릴 수 있다.16 문제는 정식 계약서가 없다는 것. 이메일과 메모, 일기장만 산처럼 쌓여 있을 뿐.

판사는 재판 시작 전 변호사들에게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건 AI의 안전성에 관한 재판이 아닙니다. AI가 인류를 해쳤는지에 대한 재판도 아닙니다.”17 즉, 이 재판은 AI의 미래가 아니라 자선단체의 약속을 다루는 재판이다.

Musk의 변호사 Steven Molo는 첫날 이렇게 정리했다. “자선단체를 약탈해도 된다고 정해놓으면, 미국 자선 기부의 토대 전체가 무너집니다.”18 OpenAI 측 William Savitt 변호사는 정반대로 받아쳤다. “Musk 씨가 OpenAI에서 자기 뜻대로 안 됐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19


4. Brockman의 일기장 — 도덕의 이중장부

법정 증거로 제출된 개인 노트와 일기장을 상징하는 장면 개인 노트와 일기장은 공식 발언과 내부 인식의 간극을 드러내는 가장 위험한 증거가 됐다.

이번 재판 최대의 폭탄은 Greg Brockman의 개인 일기와 노트였다. 본인이 직접 손으로 쓴 글들이 법정에 공개됐는데, 변명이 통하지 않는 종류의 증거였다.

2017년 11월 6일. Sutskever와의 아침 식사 메모: “우리가 비영리에 헌신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cannot say that we are committed to the non-profit).”20

2018년 8월 21일. Musk를 두고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일기: “비영리 회사를 그에게서 훔쳐 b-corp으로 전환하는 건 도덕적으로 파산한 짓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바보가 아니다.”21

자기 입으로 “도덕적으로 파산한 짓”이라 적어둔 일을 5년 뒤에 실행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화룡점정이 있었다. 2014년 Brockman이 당시 야후 CEO Marissa Mayer에게 보낸 모금 이메일. 그는 Musk, Reid Hoffman, Peter Thiel 같은 거물들의 이름을 흘리며, “Sam Altman은 1,000만 달러, 저는 개인적으로 10만 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적었다. 신뢰를 주기 위한 작전이었다.22

법정에서 Molo가 물었다. “그래서 그 10만 달러, 기부했습니까?” Brockman: “안 했습니다.” Molo: “그럼 거짓말한 거네요?” Brockman: “그건 아닙니다…” (반박했지만 식은땀) Brockman: “Sam에게 언제 기부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Sam이 알려준다고 했어요.”22

Molo는 결정타를 날렸다. “당신의 OpenAI 영리 지분은 200~300억 달러 가치인데, 그렇게 인류 봉사가 중요하면 처음 10억 달러 번 다음에 나머지 290억 달러는 왜 비영리에 기부하지 않았습니까?” Brockman이 머뭇거리며 또 “Sam에게 물었더니 알려준다고 했다”고 답하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Altman은 재킷을 끌어올려 얼굴을 가렸다고 법정 참관자가 전했다.23

이 장면은 Apple-Epic 사건의 디자인 회의 Slack 로그를 떠올리게 한다. 외부 발언과 내부 정황이 명확히 어긋난다는 패턴 — 판사 Rogers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종류의 증거다.


5. Brockman의 이해상충 — 좌측에선 자선, 우측에선 사업

Molo는 더 깊이 파고들었다. Brockman은 CoreWeave(클라우드 GPU 회사)와 Helion Energy(핵융합 회사)에 개인 지분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OpenAI는 두 회사 모두와 큰 거래를 체결했다.24 OpenAI 사장이 자기가 투자한 회사들과 OpenAI 거래를 직접 협상한 것이다.

Brockman은 변명했다. “Shivon Zilis(이사회 멤버, Musk 자녀들의 어머니)에게는 지분을 공개했다고 믿습니다.” Musk에게도 공개했냐고 묻자, 그가 그렇게 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24

이메일에서는 Brockman이 “우리의 가장 큰 무기는 도덕적 우위(moral high ground)“라고 외부에 말하던 시기, 그의 일기에는 정반대의 계산이 적혀 있었다.25 두 개의 장부가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이중장부는 정확히 부당이득(unjust enrichment) 청구의 본령이다.


6. Microsoft 거래 — Musk가 부른 “미끼와 바꿔치기”

2022년 말, Musk는 Altman에게 텍스트 메시지를 보냈다. Microsoft가 Open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Musk는 이를 “bait and switch(미끼 던지고 바꿔치기)“라고 불렀다. 처음엔 비영리라며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갑자기 영리 거래로 갈아탔다는 비난이었다.26

Altman의 답장은 의미심장했다. “I agree this feels bad(이게 나쁘게 느껴진다는 데 동의해).” 그러더니 그는 Musk에게 OpenAI 주식을 살 기회를 제안했다. Musk는 법정에서 이렇게 묘사했다. “솔직히 뇌물처럼 느껴졌다.”26

Microsoft도 피고로 추가됐다. 자선신탁 위반을 방조했다는 혐의다. Microsoft 측 변호사 Russell Cohen은 두 가지로 반박했다. 첫째, 공소시효 초과 — 2020년 9월 Musk 본인이 X에 “OpenAI는 본질적으로 Microsoft에 포획됐다”고 썼는데, 그때 이미 알고 있었던 셈이다. 둘째, “Musk는 Satya Nadella의 전화번호를 갖고 있었다. 5년간 한 번도 전화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자선신탁 위반이라고 한다.”27


7. “Speciesist”의 반전: Musk의 화성과 Tesla

Musk는 “인류를 위해 OpenAI를 만들었다”는 서사를 내세웠다. 그러나 Brockman이 진술대에 서서 그 서사에 큰 균열을 냈다.

Brockman은 두 가지를 폭로했다.

첫째, 2017년 Musk가 OpenAI 직원 여러 명을 비밀리에 차출해 Tesla로 보내, 자율주행 Autopilot 팀에서 무료로 수개월간 일을 시켰다는 것.28

둘째, Musk가 OpenAI 경영권을 원했던 진짜 이유. Brockman은 Musk가 직접 자신에게 그 이유를 말해줬다고 했다. “화성에 도시를 짓는 비용을 대기 위해서.” 당시 Musk는 그 비용을 800억 달러로 추산했다.28

말하자면 Musk가 외친 “구글의 정반대 = 비영리 오픈소스”는 진심이었지만, 동시에 그 회사를 자기 손에 두려 한 동기 중 하나는 SpaceX의 화성 프로젝트 자금이었다는 얘기다. 2026년 SpaceX는 IPO를 추진 중이며 약 750억 달러를 모금하려 한다.28 우연이 아닐 것이다.

자기 부메랑도 있었다. AI 안전을 외치던 Musk는 법정에서 자신의 xAI(Grok)가 OpenAI 모델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변명은 짧고 옹색했다. “다른 AI로 자기 AI를 검증하는 건 표준 관행이다.” 법정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고 한다.29

OpenAI 측 Savitt 변호사는 Musk가 사내에서 AI 안전 담당자들을 어떻게 불렀는지도 들춰냈다. “Jackasses(머저리들).“30


8. 2023년 11월의 쿠데타 — 첩보 영화의 72시간

2023년 11월 17일 금요일, OpenAI 이사회가 Sam Altman을 해고했다. 그가 “이사회에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31 CTO Mira Murati가 임시 CEO가 됐다. 다음 주 수요일 Altman이 복귀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2년 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이번 재판의 사전 증언 단계에서 공개된 Ilya Sutskever의 365페이지 증언 녹취록(2025년 10월 1일, 약 10시간 분량)이 그 베일을 벗겼다.

Sutskever는 Altman 해고를 위해 52페이지 메모를 작성했다고 인정했다.32 메모의 첫 줄은 한 단어로 시작했다. “Lying(거짓말).” 그 아래에 적었다. “Sam은 일관되게 거짓말하고, 임원들의 권위를 약화시키고, 임원들끼리 싸움을 붙이는 패턴을 보인다.”32

Sutskever는 메모가 유출될까 두려워, **사라지는 이메일(disappearing email)**로 독립 이사들에게 보냈다. 첩보 영화 같은 디테일이다. Murati 등 다른 임원들의 Slack 대화와 인사 기록 일부가 메모의 근거가 됐다.33

언제부터 Altman을 자르려 생각했냐는 질문에 Sutskever의 답: “최소 1년 전부터.” 어떤 조건을 기다렸냐는 질문에는 “이사회 다수가 명백히 Sam과 친하지 않은 시점.”34

해고 후 48시간 안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OpenAI를 Anthropic과 합병시키는 논의가 시작됐다. 가장 적극적으로 이를 추진한 사람은 전 이사 Helen Toner였다. OpenAI 임원들이 “Altman 없이는 회사가 무너진다”고 경고하자, Toner가 받아친 말은 이랬다. “OpenAI를 파괴하는 것도 회사의 안전 미션과 일치할 수 있다.”35

Sutskever 본인은 “그건 정말 원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그는 직원들의 반응을 완전히 잘못 예측했다. 770명 중 700명이 사직 위협하며 Altman 복귀를 요구했을 때 그는 “아연실색(astounded)“했다고 했다. “직원들이 환호할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그렇게 강하게 느낄 거라곤 전혀 예상 못 했다.”36

이는 보드룸의 비극이기도 했다. AI의 위험을 경계하던 사람들이 정작 사람들의 마음은 못 읽었다. Matt Levine이 2023년 사건 직후 Money Stuff에서 짚었던 “비영리 사명 대 영리 직원 이익”의 영원한 긴장이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폭발한 사례였다.37


9. Shivon Zilis — 가장 복잡한 증인

이 재판에서 가장 기묘한 인물은 Shivon Zilis다. 그녀는 2020~2023년 OpenAI 이사회 멤버였고, Musk의 측근이며, Musk와 사이에 네 자녀(2021년 쌍둥이 포함)를 두고 있다.38 그리고 2023년 Microsoft와의 100억 달러 계약 — Musk가 “자선단체를 훔친 순간”이라 부르는 그 계약 — 에 찬성표를 던진 사람이다.

Zilis의 증언에는 흥미로운 디테일이 있다. Musk가 2018년 OpenAI 이사회를 떠난 후, 그녀는 Musk에게 물었다고 한다. “제가 가까이 친한 척하면서 정보를 흘려드릴까요, 아니면 거리를 둘까요?” Musk는 전자를 택하라고 했다.39 즉 Zilis는 사실상 Musk의 정보원이자 OpenAI 이사라는 이중 신분으로 활동했다.

OpenAI 측은 그녀의 증언을 통해 결정적 한 방을 노린다. Musk가 2018년 이사회를 떠난 직후 OpenAI가 영리 자회사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본인이 투자까지 검토했다는 문서들이 있다는 것이다. Musk는 결국 투자하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는 지지(supportive in spirit)“라고 말했다.40 만약 Musk가 영리화를 알고 있었다면, “자선신탁”이 깨졌다는 주장의 핵심 전제가 무너진다.


10. 투자자에게 닿는 그림자: MSFT, ORCL, CRWV

AI 데이터센터와 금융시장 리스크를 함께 보여주는 이미지 OpenAI의 법적 리스크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계약, 빅테크 가치평가까지 이어진다.

이 재판이 한낱 두 거물의 자존심 싸움이 아닌 이유는, OpenAI가 이미 글로벌 자본시장의 주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 Microsoft (MSFT): OpenAI 지분 27%. 영리 전환이 무효화되면 가장 직접적 타격. 본인이 피고이기도 하다.41
  • Oracle (ORCL): OpenAI와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장기 계약. OpenAI 매출 모델이 흔들리면 동반 흔들림.
  • CoreWeave (CRWV): Brockman 본인이 지분을 가진 GPU 클라우드 회사. OpenAI와의 거래 자체가 재판에서 이해상충 증거로 등장.42

게다가 Brockman은 법정에서 OpenAI의 IPO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만약 현실화된다면 사우디 아람코의 290억 달러 기록을 깨고 역사상 최대 IPO가 될 가능성이 높다.43 그 IPO를 누가 받쳐주는가, 그리고 그 가치 평가가 자선신탁 판결로 흔들리는가 — 두 갈래의 시나리오가 미국 빅테크 인덱스의 주가에 직접 닿는다.

다만 Fortune의 Jeremy Kahn은 냉정한 시각을 던진다. “법률 분석가 다수는 Musk의 사건이 약하다고 본다. 배심원 평결은 단지 권고적이며, 실제 결정은 판사가 한다.” 그는 이 재판이 진짜 AI 산업의 향방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빛보다 열을 더 많이 내고 있다”고 평했다.44

그러나 Apple-Epic 사건의 4년에 걸친 후속 진행이 보여주듯, Rogers 판사의 판결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그녀는 명령을 내리고, 우회를 적발하고, 다시 명령을 내리고, 결국 형사 회부까지 간다. OpenAI가 만에 하나 패소한다면, 그 후폭풍은 한 분기 어닝의 문제가 아니라 수년에 걸친 거버넌스 재설계의 문제가 된다.


11. 재판이 진짜 묻고 있는 것

법정 밖에서 Musk와 Altman은 X에서 진흙탕 싸움을 계속했다. 재판 첫날 판사는 Musk에게 “Sam을 ‘Scam Altman’이라고 부르는 짓은 좀 자제해달라”고 경고할 정도였다.45 재판 이틀 전에는 Musk가 Brockman에게 텍스트로 합의를 제안했고, 거부당하자 이렇게 답했다. “이번 주 끝까지 너랑 Sam은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두 남자가 될 것이다. 정 그렇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46 이 메시지는 배심원에게는 보이지 않았지만, 일요일 법정 제출 서류로 전 세계에 공개됐다.

가십을 걷어내고 보면, 이 재판은 더 거대한 질문을 다룬다.

수십 년간 자선의 옷을 입고 받은 돈, 인재, 비자 우대, 사회적 신뢰로 만든 회사가, 인류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기술을 발견한 후 영리로 전환할 때 그 신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메릴랜드 대학 회계학 강사 Samuel Handwerger는 이렇게 정리했다. “케이크는 자선단체의 것이고, 그 케이크를 먹는 것도 자선단체의 것이다. 케이크를 두 번 먹을 수는 없다.”47 비슷한 자선 구조를 가진 모든 단체 — 대학, 푸드뱅크, 박물관 — 가 이 판결을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Levine이 2년 전에 던졌던 비영리 거버넌스의 본질적 모순이 이제는 가장 비싼 법정에서 답을 찾고 있다.

판사 Yvonne Gonzalez Rogers는 Apple에 *“Cook chose poorly(Cook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다)“*라는 한 줄을 남겼다. 만약 그녀가 이번 재판에서 비슷한 한 줄을 남긴다면, 그 문장은 어쩌면 이렇게 읽힐 수도 있다. “Altman chose poorly.” 또는 “Musk chose poorly.” 어느 쪽이 됐든, 미국 비영리 법제와 빅테크 거버넌스의 풍경은 그날부로 달라진다.

판결이 어느 쪽으로 나든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재판은 이미 ***“매우 비싼 교육 도구”***가 되었다.47


주석

Footnotes

  1. Musk 본인 진술. “OpenAI가 존재하는 이유는 Larry Page가 나를 ‘speciesist’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 2026년 4월 28일 법정 증언, Reuters/Investing.com 보도.

  2. OpenAI는 2015년 12월 비영리로 설립. Musk의 약 3,800만 달러 기부는 Musk 측 소장의 핵심 사실 진술.

  3. 2025년 10월 OpenAI Group PBC 재편 시 가치 8,520억 달러, OpenAI Foundation 26%, Microsoft 27% 보유. — TheNextWeb, 2026년 5월 4일 보도.

  4. 2026년 4월 27일 9인 배심원 선정. Musk는 1,500억 달러 손해배상, Altman·Brockman 퇴출, 2025년 10월 영리 전환 무효화 청구. — Prism News, Betanews 보도.

  5. Musk 진술. “foolish enough to donate roughly $38 million.” — Newswise(메릴랜드대 Handwerger 인터뷰 정리), 2026년 5월 7일.

  6. Sherwood News, OpenAI President Greg Brockman wanted a billion dollars — now his stake is worth $30 billion, 2026년 5월 5일. 원문 이미지 캡션: “OpenAI CEO Sam Altman and Greg Brockman, OpenAI president and co-founder, arrive at the federal …” 및 “(Karl Mondon/Getty Images)”. 이미지 URL: https://sherwoodnews.imgix.net/mwphzyq69oso/en-US/assets/files/2273247109_openai-ceo-sam-altman-and-greg-brockman-openai-president-and-co-founder-arrive-at-the-federal.jpg

  7. 배심원 평결의 권고적(advisory) 성격. — Fortune, Jeremy Kahn 분석, 2026년 5월 5일.

  8. Yvonne Gonzalez Rogers 이력: 2008년 슈워제네거 주지사 임명, 2011년 오바마 대통령 연방법원 임명, 상원 89-6 인준,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 첫 라티나 판사. — Wikipedia, 인준 기록.

  9. Apple-Epic 2021년 9월 판결: 10개 청구 중 9개 Apple 승소, anti-steering 1개에서 캘리포니아 부정경쟁법 위반. 판결문 185페이지. — Wikipedia(Epic Games v. Apple), MacStories 분석.

  10. 2025년 4월 30일 후속 판결. “Cook chose poorly.” — Daring Fireball 원문 발췌, CNBC.

  11. Apple과 부사장 Alex Roman을 미 연방검사에 형사 법정모욕 수사 회부. — MacRumors, Above the Law, 2025년 5월 1일.

  12. 2026년 5월 대법관 Elena Kagan, Apple의 긴급 정지 신청을 1시간 내 단독 기각. — TheNextWeb, Thurrott.

  13. 26개 청구 중 2개(자선신탁 위반, 부당이득)만 잔존. — CNBC, 2026년 4월 28일 재판 첫날 보도.

  14. Apple 직원 Slack 대화 인용. “‘외부 웹사이트’라 하면 무서워 보여서 임원들이 좋아할 거야.” “더 무섭게 만들 수도 있어.” — Above the Law, 판결문 직접 인용.

  15. Apple-Epic 판결문 인용: “success is not illegal.” — CNBC, 2021년 9월 10일.

  16. 자선신탁 성립 여부가 사건의 핵심. — Fortune, Jeremy Kahn 분석.

  17. 판사 Gonzalez Rogers의 사전 발언: “이건 AI의 안전성에 관한 재판이 아닙니다.” — ABC7 San Francisco.

  18. Musk 첫날 증언: “If we make it OK to loot a charity, the entire foundation of charitable giving in America will be destroyed.” — Al Jazeera, 2026년 4월 28일.

  19. OpenAI 측 William Savitt 변호사 모두진술. — CNBC 및 Newswise.

  20. Brockman의 2017년 11월 6일 일기. — Sherwood News, 2026년 5월 5일.

  21. Brockman의 2018년 8월 21일 일기. — Sherwood News(법정 공개 기록).

  22. 2014년 Brockman → Marissa Mayer 이메일. Molo의 반대심문 인용. — Sherwood News, Courthouse News, DNYUZ, Betanews. 2

  23. Sherwood News 법정 참관 기자의 직접 관찰. “I glanced over to Altman to see his reaction — he was pulling his blazer up over part of his face.”

  24. Brockman의 CoreWeave, Helion Energy 지분 및 OpenAI 거래 — Sherwood News, Courthouse News. 2

  25. Brockman의 외부 발언(“도덕적 우위”) vs 내부 일기. — Courthouse News.

  26. Musk의 “bait and switch” 텍스트 메시지, Altman의 “I agree this feels bad” 답변, Musk의 “뇌물 같았다” 발언. — Reuters/Investing.com, U.S. News, 2026년 5월 1일. 2

  27. Microsoft 측 Russell Cohen 변호사 진술. — CNBC, 2026년 4월 28일.

  28. Brockman의 반대 심문 폭로. — CNBC, 2026년 5월 5일자 Brockman 증언 기사. 2 3

  29. Musk가 xAI의 OpenAI 모델 사용을 인정. — MIT Technology Review, 2026년 5월 1일.

  30. Savitt의 모두진술 인용. — Al Jazeera, 2026년 4월 28일.

  31. 2023년 11월 17일 OpenAI 이사회 성명: “not consistently candid with the board.” — Prism News.

  32. Sutskever의 52페이지 메모, 첫 단어 “Lying”, “사라지는 이메일” 사용. — Decrypt, 2025년 11월 4일자 Sutskever 증언 녹취록 분석. 2

  33. Murati의 Slack/HR 기록 일부가 메모 근거. — The New Yorker 조사 보도(Storyboard18 인용).

  34. Sutskever 직접 증언. “At least a year… that the majority of the board is not obviously friendly with Sam.” — The Neuron, Decrypt.

  35. Helen Toner의 발언 “OpenAI를 파괴하는 것도 회사의 안전 미션과 일치할 수 있다.” — Decrypt.

  36. Sutskever 직원 반응 오판: “astounded… I had not expected them to feel strongly either way.” — Decrypt.

  37. Matt Levine, Money Stuff (Bloomberg), 2023년 11월. — Mutual Fund Observer 인용.

  38. Shivon Zilis와 Musk 사이 네 자녀, 2021년 쌍둥이 포함. — ABC7 San Francisco.

  39. Zilis 증언. “Do you prefer I stay close and friendly to keep information flowing or begin to disassociate?” — ABC7 San Francisco.

  40. Musk가 OpenAI 영리 자회사 설립을 알고 있었고 투자 검토. “supportive in spirit.” — ABC7 San Francisco, OpenAI 측 반대 심문.

  41. Microsoft 27% 지분, 피고 지위. — TheNextWeb, CNBC.

  42. Brockman의 CoreWeave 지분과 OpenAI 거래의 이해상충. — Sherwood News, Courthouse News.

  43. Brockman의 IPO 가능성 인정. 사우디 아람코 290억 달러 기록 비교. — Betanews, DNYUZ.

  44. Fortune, 2026년 5월 5일. Jeremy Kahn의 “more heat than light” 비평.

  45. 판사의 “Scam Altman” 게시 자제 경고. — Al Jazeera.

  46. Musk → Brockman 협박 문자(재판 이틀 전). — TheNextWeb, CNBC.

  47. Samuel Handwerger(메릴랜드대) 인용: “You cannot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a very expensive teaching tool.” — Newswise, 2026년 5월 7일. 2